<오늘의생각 2013-6번째>추진하는 일들이 계획대로 안될때는요?

by 지리산 posted Dec 20,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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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생각2013-6b.gif

 

오늘은 올해 2013년의 일들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고자합니다.

올해는 이곳 지리산에서 농사일에 목표를 두고 중점적으로 노력을 했답니다.

원래 어릴적부터 무척이나 게을러서 외출을 할때도 뭉그적 뭉그적거리면서 많은 시간을 소모하고, 아침이면 이불속에서 나오기가 싫어서 꾸물거리곤 했답니다.

 

그러다가 군대를 가게 되니 아침6시면 일어나서 청소부터 하다보니 무척이나 힘이 들었지만, 일상이 되니 견딜만 하면서 적응이 되더라구요.

물론 느린건 변화가 잘 안되더군요.

 

대표적인게 식사인데..,

식사때 먹는 속도가 느리다보니 식사시작이 되면 뛰어가서 앞쪽에 줄을 서서 배식을 받아서 먹기 시작하여 식사종료시까지 천천히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먹곤 하였거든요.

그렇게 먹다가도 식사종료를 앞당기는 상황이 되면 먹는 속도를 빨리하지 않고 먹는걸 중단하곤 하였지요.

한편으론 그렇게 하는 이면에 여유로움이 있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 먹지 않으면 며칠을 굶어야 한다면 어디..,먹는걸 중단했을까요?

지금 점심은 여기서 중단을 하지만 저녘이 있고 내일 아침이 있는데..,하는 여유로움이 있었지 않았을까 싶어요.

 

이처럼..,게으름과 여유로움 등..,을 갖고 성장해 오다가..,

올해 지리산에서 농사를 짓다보니 이건 태어나서 가장 부지런할수밖에 없다는걸 몸소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올해는 이웃집과 함께 고추농사에 집중하기로 하고 15,000여 포기를 심었습니다.

고추를 심고 키우는 과정에서는 조금의 여유가 있었지요.

 

하지만 본격적으로 일이 시작되는 봄부터는 이른 아침에 해가 뜨는데 그..,해가 뜨는 시간이 바로 일어나서 일을 하는 시간이라는걸 알았으니까요.

매일 그렇지야 않지만 고추를 수확하는 시기가 되어 한참 일을 할때는 아침5시면 눈을 떠서 들에 나가서 일을 시작할수 밖에 없더군요.

동네 할머니들을 모시고 고추를 따는데 할머니들이 5시30분에 데리러 오라고 하시니 준비를 하려면 5시에 일어날수밖에 없더군요.

 

5시에 기상하여 고추를 따고 나면 수확하는 고추가 100여포대가 넘으니 이를 씻어서 말려야 하는데..,

내일이면 또다시 고추를 따러 새벽에 나가고..,

이렇게 4일정도를 계속 고추를 따야 했답니다.

고추밭-IMG_0228 (3).jpg

 

물량은 쌓여가고 그날 그날 일을 처리해야 하기에..,고추를 씻어서 건조기에 넣다보면 어는덧 12시는 기본이 되더군요.

여름 7월에서 가을 9월까지 이렇게 지내기를 반복하였지요.

 

하지만 이렇게 해도 두군데를 심어놓다보니 관리하기가 여간 힘이 드는게 아니었답니다.

풀관리에서부터 웃비료주기..,고추나무가 크면서 바람에 넘어가지 않도록 유인줄로 묶어주기 등..,

한군데 8,000여포기도 관리하기가 어렵더군요.

처음에는 일도 힘들었지만 계속 하다보니 적응이 되더라구요.

 

하지만 나중에는 시간이 없어서 일을 처리할수가 없다보니 조급함이 일고..,한참..,바쁠철에는 일손 구하기도 어렵고..,

그래서 2번째로 7,000여포기를 심은곳에는 주변에 심은 고추밭과 함께 온 병을 막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두군데를 관리하다가는 모두를 관리할수가 없다는 생각에..,한곳을 선택해서 관리하기로 하고..,

8,000여포기를 심은곳에 집중적으로 관리를 하기로 결정하였고 방제를 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7,000여포기를 심은곳은 병해를 입어 수확을 중단하였고, 집중적인 관리를 한곳은 끝까지 깨끗하게 잘 자라서 수확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수확을 하였는데..,

이번에는 최근 수년간에 비해서 고추의 가격이 크게 하락하여 결과적으로 (0000?여만원)이라는 시골에서는 꽤 많은 손해를 보게 되었습니다.

 

정산을 하고 보니, 생각보다 농사에 돈이 많이 들어가는 것을 알게 되었고..,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를 점검해보았습니다.

 

점검한 결과는..,

첫번째로 관리할수 없는 만큼의 일을 만들어 작물을 최적의 조건으로 생장시키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작물도 생명이고 생장과정에서 수많은 손길을 필요로 하는데 두곳을 처리하려다 보니 일손이 부족하여 필요한 때에 관리를 못해서 병해에 노출이 되었던 것입니다.

 

둘째로 최근 수년간의 호황으로 판매계획을 안이하게 생각하여 제값을 받고 판매하지 못했고 이는 소득의 하락으로 이어지게 된 것입니다.

고추따기-IMG_0201 (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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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올해초에 계획한것에 비해 결과가 매우 부족하게 되었는데..,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를 생각해봅니다.

 

아직은 올해의 시간도 남아있으니 내년의 계획은 좀 더 시간을 두고 결정할생각이구요.

 

하지만 근본적으로 올해의 결과는 제가 선택해서 이루어진 결과이기에..,

내년에는 좀 더 많은 시간의 여유를 갖고 살아야겠다고 다짐합니다.

 

이곳 지리산에서 꿈꿔온게 무엇인지를 되돌아보고..,

그 무엇보다도 첫번째로 꼽은 마음과 몸과 의식과 무의식의 평화로움이 가득한 삶을 살아야 한다고..,

 

아마도 올해 계획한대로 농사가 잘 되고 소득이 좋았다면?..,

내년에는 좀 더 늘릴 계획을 세울수도 있지 않을까요?

여러 상황이 채찍질하여 지리산에 오게 된 초심을 되돌아 볼 기회를 얻었습니다.

 

올해..,

농사를 통해 우주를 이루는 땅과 땅의 영양분과 비를 비롯한 자연과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관계..,등을 살필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또한 계획한대로 진행되지 않음을 통해서..,왜 그런지를 살피게 되었고..,

감당할만큼의 일을 하자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원래의 이곳 지리산으로 와서 하고 싶었던..,근본적인 계획으로 가고 있는지를 되돌아보게 되었고..,

 

내년에는 원래 이곳 지리산에서 꿈꾸었던 일들에 많은 시간을 보낼것으로 생각합니다.

일상에서 동요함이 없이 평화롭게 살아가는 그런 삶을..,

그렇게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작은 힘이 되는 그런 일을 하는..,

 

계획한대로 일이 잘 안될때는?

하는 일을 점검해보고 진정으로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살피는 기회로 삼을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건조2-IMG_0338 (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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